작년 이맘때였을 겁니다.
퇴근이 늦어진 어느 밤, 깜깜한 길을 운전해 돌아가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들 — 혹시 컴퓨터한테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더듬더듬 만들어본 것들이 어느새 여러 개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어? 이게 된다고?" 싶어 무작정 따라 만든 엉성한 스크립트 한 줄이었어요. 그걸 작년에 멋도 모르고 지인 선생님들께 배포했습니다. 구글 앱스스크립트로 만든 터라 나중에 수정 사항이 생겨도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 않는 구조였는데, 그런 줄도 몰랐던 거죠. 여러모로 큰 부끄러움과 실패를 남긴 프로젝트입니다.
이 작업일지는 그 부끄러움에서 시작합니다. 도구는 한 번 내놓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다듬어야 한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거든요. 어디를 고쳤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다음엔 뭘 바꿔볼지 — 그 흔적을 한 곳에 남겨두는 자리입니다.
지금 만드는 것들도 여전히 엉성한 구석이 많아요. 다만 그 엉성함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면서 조금씩 더 나아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두 가지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하나, 기록이 쌓이면 쓸모가 됩니다
도구를 만들다 보면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아 이거 저번에도 해봤었는데…" 싶어 메모를 뒤적여 봐도 남아 있는 게 없으면, 결국 처음부터 다시 겪게 돼요. 그때그때 짧게라도 남겨두면, 몇 달 뒤의 제가 고마워할 거라 믿습니다.
둘, 도구를 쓰시는 분들께도 작은 안내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화면 한 구석이 바뀌어 있거나, 안 되던 게 되고 있을 때 "아, 이래서 이렇게 됐구나" 짚어보실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받은 피드백과 그걸로 고친 흔적도 여기에 같이 남길게요.
조금 더 길고 정돈된 이야기는 블로그에 따로 적습니다. 여기는 짧고, 거칠고, 그날그날의 작업 흔적만 남는 자리입니다.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혹시 같은 길 위에 계신 분이라면, 더 반갑습니다.
— 작업실 한 귀퉁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