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블로그에 길게 적어둔 이야기인데, 한동안 그 자리를 비우기로 하면서 — 짧게 추려 이곳에 옮겨둡니다.
저는 자주 까먹습니다.
메신저로 온 공지를 달력에 옮겨 적어두고도 잊어버리고, 지침 하나 찾으려다 문서등록대장을 뒤지고 결국 인터넷까지 헤맵니다. 내가 야자 감독이 언제였는지, 선생님들 내선번호 적어둔 종이는 어디 뒀는지 — 늘 한 박자 늦게 더듬거려요. 다른 부서가 메신저로 보내준 파일은 한 달만 지나면 만료돼, 다시 받을 수조차 없고요.
흩어진 것들이 자꾸 손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로 합쳐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마침 학교가 구글 계정을 쓰고 있어서, 학교 도메인으로 구글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교무실이에요.
처음엔 "나 하나만 잘 챙기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개인 캘린더나 메모 위젯을 쓰면 될 일이니까요.
그런데 이왕이면 — 선생님들이 함께 쓰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일정도 자료도 한자리에 모아 같이 보면, 학교 생활이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 혼자 쓰는 메모보다 함께 쓰는 교무실이 훨씬 쓸모 있겠다 싶었어요.
자동화도 조금씩 보탰어요. 한 가지 예를 들면 — 매주 쓰는 주간업무계획이 있습니다. 부서별 일정을 모으는 일인데, 학교가 구글 캘린더를 쓰다 보니 캘린더에 한 번, 주간업무계획 문서에 또 한 번 — 같은 일정을 두 번 적어야 했어요.
그래서 캘린더에 일정을 넣으면 주간업무계획 문서에 부서별로 자동 분류돼 들어가도록 묶어두었습니다. 그 문서는 교무실 메인 맨 위에 바로가기로 걸어두고요. 여전히 누군가는 캘린더에 일정을 안 넣기도 하고, 같은 일정이 두 번 들어가기도 하지만 — 그런 자잘한 건 시간이 풀어줄 문제라고 생각해요.
업무 게시판 한 켠엔 제가 만든 도구들도 올려두었습니다. 연수 등록부, 생기부 도우미, 수행평가 채점 도우미 같은 것들요. 이 화면 한 켠에 비서 한 명을 들인 이야기는 따로 적어두었어요.
고맙다고 말씀해 주시는 선생님이 몇 분 계세요. 그 한마디가 참 힘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 여전히 저 혼자 만족하며 쓰고 있는 건 아닐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쓰려고 만들었는데, 같이 쓰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아직은 그 바람의 절반쯤에 와 있는 것 같아요.
— 작업실 한 귀퉁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