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마음이 조금 무거운 날들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큰일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제가 건넨 마음과 돌아온 마음의 무게가 같지 않다는 걸 새삼 느낀 정도입니다.
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고 나면 또 처음처럼 낯설더라고요.
돌이켜보면 큰 서운함 하나가 아니라, 미처 헤아리지 못한 작은 순간들이 오래 포개진 무게였어요.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을, 저는 오래 좋은 일이라고 믿어왔습니다.
지금도 그 믿음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먼저 내민 손이 늘 같은 온기로 맞잡아지는 건 아니라는 것 — 그 당연한 사실 앞에서 가끔은 마음이 머쓱해집니다.
베푼 쪽이 도리어 작아지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그 머쓱함을 후회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손을 내민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니까요.
다만 이제는 압니다. 어떤 관계는 가까이 다가서는 것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편이 서로에게 낫다는 것을.

그 거리가 냉정함이 아니라, 일종의 예의일 수 있다는 것을요.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굳이 그 무게를 빨리 덜어내려 애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무거우면 무거운 대로 두면, 시간이 알아서 조금씩 가볍게 해주겠지요. 늘 그래왔듯이.

— 작업실 한 귀퉁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