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일은 잘 못 한다고 적었던 사람이, 유튜브 채널을 열었습니다.

봄에 「알리고 싶고, 알리기 싫고」라는 글을 썼어요.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알려지는 건 두렵고,
그래서 결국 알리는 일은 잘 못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그 글을 쓰고 넉 달쯤 지난 9월 말, 채널을 하나 열었습니다.
이름은 그대로 '교무실 옆 작업실'이에요.


시작은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도구를 글로 아무리 길게 설명해도,
"그래서 이게 뭘 해 주는 건데요?"라는 물음에는 몇 초짜리 화면이 더 빨리 답하더라고요.
그래서 도구 하나를 짧은 영상 하나에 담아 보기로 했습니다.

막상 해 보니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보여 주고 싶은 기능은 많은데, 짧은 영상에는 한 가지만 골라 담아야 했거든요.
1분도 안 되는 영상 한 편을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고백하자면, 영상은 제 손으로 편집한 게 아니에요.
화면은 제가 직접 녹화했지만,
자막을 얹고 장면을 고르고 이름을 가리는 일은 AI와 함께 했어요.
저는 무엇을 보여 줄지 정하고, 다 만든 영상을 보며 고칠 곳을 짚는 쪽을 맡았고요.
생기부 도우미를 두고 초안까지가 도구의 몫이라고 적은 적이 있는데, 영상도 다르지 않더라고요.
만드는 건 AI가 거들어도,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가릴지는 끝까지 제 몫이었어요.

가리는 일에는 특히 마음을 많이 썼어요.
화면 속 학생과 선생님 이름은 가상의 예시로 바꾸거나 가렸고,
온무실 영상에서는 부서 이름과 일정 내용까지 가상의 예시로 바꿨습니다.

짧게 보여 주려고, 오래 가렸습니다.

그렇게 만든 영상이 지금은 쇼츠 네 편과 가로 영상 세 편이에요.
작업실의 도구들과 온무실을 한 번에 훑어보는 소개 영상 한 편,
그리고 온무실을 처음부터 둘러보는 영상 두 편 — 한 편은 예전 화면, 한 편은 얼마 전 새로 단장한 화면이고요.
앞으로도 한 편씩 천천히 올려 보려 해요.
짧은 쇼츠도, 직접 따라 해 볼 수 있는 조금 긴 사용법 영상도요.

한마디 칸에 어떤 분이 글을 남겨주셨어요.
온무실 같은 구글 사이트를 만드는 방법도 영상으로 다뤄 달라고, 지금 영상은 따라 하기엔 요약본 같다고요.
읽는 순간 조금 뜨끔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는 보여 드리는 영상을 만들었는데, 필요하셨던 건 따라 해 볼 수 있는 영상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부탁에 답하는 영상을 하나 준비해 보려 해요.
빈 구글 사이트에 메뉴와 캘린더, 드라이브 폴더를 하나씩 붙여 가며 뼈대부터 세워 보는 영상이 좋을지,
아니면 온무실 틀을 나눠 드리고 그걸 내려받아 학교에 맞게 설치하는 과정을 보여 드리는 게 나을지,
아직 고민하고 있어요.


봄에 적었던 그 마음이 다 정리된 건 아니에요.
여전히 알리고 싶고, 여전히 조금은 알리기 싫습니다.
다만 화면으로 보여 드리는 일은, 말로 내세우는 것보다 조금 덜 쑥스럽더라고요.
"이렇게 써요" 하고 보여 드리는 건,
결국 이 작업실에서 늘 해 오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몇 분이 봐 주실지는 잘 모르겠어요.
많이 봐 주시면 물론 좋겠지만, 숫자를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라서요.
필요한 선생님 한 분이 찾아오셨을 때,
이 도구가 무얼 해 주는지 화면 몇 초로 바로 알아보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돌아보면 처음엔 그저 재미 삼아 시작한 일이었어요.
웹앱 하나를 더듬더듬 만들어 보고, 그걸 모아 둘 홈페이지를 열고 —
그렇게 이어 온 일이 어느새 유튜브까지 왔네요.
이 작업실이 어디까지 갈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은, 글에는 만든 마음을, 영상에는 쓰는 법을 —
이 책상의 두 서랍에 나눠 담아 두려 합니다.

— 교무실 옆, 작업실 책상에서